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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별거 아닌 말에 괜히 마음이 오래 남았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평소랑 다를 것 없이 퇴근해서 집에 들어왔던 날이었다. 저녁 먹고 숙제 봐주고, 씻기고, 늘 하던 루틴 그대로 지나가고 있었다. 사실 그날은 좀 지쳐 있었다. 회사에서도 일이 많았고, 집에 와서도 쉴 틈이 없어서 말투가 조금 짧아졌던 것 같다. 아이한테 몇 번 재촉을 했다. 빨리 하자, 지금 해야지, 또 미루지 말고. 그 말들이 평소보다 더 날카롭게 나갔던 것 같아서, 나도 스스로 느끼고는 있었다. 그렇게 겨우 다 마무리하고 아이를 재우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아이가 조용히 한마디를 했다. 엄마는 맨날 바쁜데도 나 챙겨줘서 고마워. 그 말을 듣는데, 순간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냥 가만히 있다가, 괜히 더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어졌다. 사실 하루 종일 나 스스로는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회사에서도 그렇고, 집에서도 그렇고, 그냥 정신없이 버티고만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 한마디에 갑자기 마음이 풀렸다.

내가 했던 말들, 조금은 날카로웠던 말투, 그런 게 다 떠오르면서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 입장에서는 그게 다였던 것 같다. 엄마가 바쁘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게 고마웠던 거. 나는 늘 부족한 것만 보였는데... 그날은 아이 재우고 나서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오래 남는 날이었다.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놓치는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사랑하는 우리 아이 덕에 이렇게 좋은 순간도 남는구나싶다.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해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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