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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숙제 보면서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하나다. 이건 애 숙제가 아니라 거의 부모 숙제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그냥 옆에서 확인만 해주면 되는 줄 알았다. 틀린 거 체크해주고, 모르는 거 있으면 살짝 알려주면 끝일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앉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문제 자체가 낯설다. 내가 배웠던 방식이랑 다르다. 특히 수학은 더 그렇다. 예전에는 공식 외워서 풀면 됐던 것 같은데, 지금은 과정 설명이 더 중요하다. 왜 이렇게 되는지, 어떤 생각으로 풀었는지까지 써야 한다. 아이 문제집 보다가 내가 먼저 멈춘 적도 여러 번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싶어서. 결국 핸드폰으로 찾아보고, 다른 풀이도 보고, 그제야 겨우 설명해준다. 그러다 보면 내가 공부하는 건지, 아이 숙제 봐주는 건지 헷갈린다.

 

 

국어도 만만치 않다. 지문 길이도 길고, 문제도 애매하다.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헷갈리는 문제도 많다. 아이보다 내가 더 오래 고민하고 있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도 애매하다. 대충 했다가 틀리면 또 다시 해야 하고, 그럼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결국 같이 붙잡고 앉아 있는 게 제일 빠르다.

 

아이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이해가 안 되는데, 엄마도 바로 답을 못 주니까 더 지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괜히 미안해진다.

예전에는 숙제는 애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같이 해야 되는 일에 가깝다. 옆에 앉아 있는 것도 역할이고, 같이 고민해주는 것도 역할이다.퇴근하고 와서 또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회사 일 끝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집에서도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이 시간이 나중에 기억에 남겠지 싶어서, 오늘도 또 옆에 앉는다. 요즘은 정말, 애들 숙제가 애들 것만은 아닌 것 같다.